사진출처 - 민달팽이 유니온 https://minsnailunion.net/153/?bmode=view&idx=125774772
[세입자 114 김태근운영위원장 기자회견문]
안녕하세요 세입자 114 운영위원장 변호사 김태근입니다.
저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죄에 대해 설명을 드리려 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진정 신분범이라는 법적 용어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실관계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이른바 미추홀구 건축왕 전세사기는 한명의 건물주 지휘 아래 바지임대인과 공인중개사가 서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전세사기피해자와 전세 계약을 체결한 사건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모든 건물의 건물주가 1명인데, 그 분은 대략 2,500여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
다만 A라는 주택에는 1번이 임대인 역할을, 2번이 공인중개사 역할을 수행하고,
B라는 주택에는 2번이 임대인 역할을 수행하고, 1번이 공인중개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후순위 전세계약을 체결합니다.
세입자가 1순위가 아니라서 걱정스럽다고 하니, 임대인이 부자라서 아무런 걱정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라고 공인중개사가 설명합니다. 그런데 실체적인 진실을 알고 보니, 1번과 2번이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1명의 건물주를 위해 일을 하였다는 것이 미추홀구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의 요지입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공인중개사가 직접 임대인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공인중개사법 위반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이러한 공인중개사의 행위가 잘못되었다는 데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상식이 이상한 것인가요? 항소심 판결이 잘못된 것인가요? 만일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면, 사실상 바지 임대인과 공인중개사가 서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전세사기를 벌일 수 있는 판을 열어주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바지 임대인과 공인중개사가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전세사기를 벌인 곳이 미추홀구 말고도 전국적으로 많습니다. 미추홀구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면, 다른 지역의 형사 사건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습니다.
항소심 판결은 진정 신분범이라는 이유로 그와 같이 판단하였으나, 사실상 경제적 이익 공동체인 바지임대인과 공인중개사의 거래행위에 대해 공인중개사법 위반죄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전세사기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참고로 뇌물죄 사건에서 경제적 이익 공동체 논리에 따라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뇌물을 받아 대통령이 탄핵된 사건은 여전히 우리들 머릿속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뇌물죄에서 경제적 이익공동체는 가능한 논리인데, 공인중개사법 위반죄에서는 경제적 이익공동체 논리가 불가능한 논리인가요?
특히 항소심 판결은,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6호의 입법취지는 ‘개업공인중개사 등이 중개의뢰인과의 직접 거래를 기화로 자신의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중개대상물의 공정한 가격형성을 왜곡시킴으로써 중개의뢰인의 이익을 해하거나 부동산 가격급등 또는 부동산투기를 야기하는 등 부동산거래질서의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헌법재판소 2019. 11. 28. 선고 2016헌마18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며 입법취지에 대해서는 헌번재판소의 결정을 인용하면서도, 다시 2005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직접거래'란 중개인이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의뢰받은 임대차 계약 직접 상대방이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좁게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르면, 공인중개사가 직접 임대인이 된 경우에만 공인중개사법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을 뿐,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과 같이 바지임대인과 공인중개사가 서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바지임대인과 공인중개사들이 공모한 전세사기는 언제 터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판결입니다.
국민은 전세사기를 저질러야 합니까? 하지 말아야 합니까?
법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법원이 스스로 분명하게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국민들이 묻습니다. 전세사기피해가족들이 묻습니다.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전세사기에 공모한 공인중개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공인중개사들에게 전세사기에 가담해도 괜찮다고 답변을 하였습니다.
이제 대법원에게 공이 넘어 왔습니다.
법은 무엇입니까? 국민들은 법을 지켜야 합니까? 지키지 않아도 됩니까? 국민들 사이에, 시민들 사이에 법이 강물처럼 흘러야 국민들이 법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그러나 이 사건 항소심 판결로 인해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 전세사기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던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가족들이 여전히 전세사기라는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전세사기 판을 열어준 항소심의 공인중개사법 위반 무죄 판단에 대해 국민들이, 전세사기피해가족들이 대법원의 입장을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가족들은 항소심 판결을 보면서, 항소심 판사들은 우리와는 다른 성에 사는 것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법원을 믿습니다. 한국의 최고법원인 대법원에서, 법원이 국민들의 상식과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판사님들이 국민들의 상식과 함께 있음을 항소심 판결에 대한 파기 환송 판결문으로 보여주십시오. 대법원이 전세사기로 인해 고난에 처한 국민들과 함께 할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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